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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살 김형석 교수, '앞으로 100년을 어떻게 살 것인가' 강연 - 질서의 지배 받는 문화국가로 우뚝 서야...정치와 교육이 이끌어야 가능
  • 기사등록 2019-03-01 17:29:11
  • 기사수정 2019-03-04 16: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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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부터 90살까지는 결실을 맺는 기간입니다. 75살 때까지는 성장할 수 있어요. 거기서 더 성장하면 80살, 거기서 10년 더 성장하면 90살까지 결실을 맺을 수 있어요.”



‘백 살을 살아보니’ 저자 김형석(1920~) 연세대 명예교수가 1일 한 말이다. 김 교수는 3·1 운동 100주년을 맞아 이날 오후 경기 과천 중앙공원 야외음악당에서 ‘앞으로 100년을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김 교수는 70분간 열강을 했다. 물 몇 모금 마셔 목을 축이는 것 이외엔 시종일관 같은 톤의 목소리였다. 입장할 때도 퇴장 할 때 걸음걸이도 등을 꼿꼿이 세운 채 걸었다. 강의를 끝낸 뒤 시민들에게 ‘백 살을 살아 보니’ 책 서명을 해주고 사진 촬영도 적극 응했다. 과천시민 500여명이 초미세먼지 속에서도 경청했다. 


김 교수는 “90세가 돼 후회하지 말라”며 “콩나물을 물을 줘서 키우듯 스스로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서로 지식을 쌓고 여행을 하고 사회적 관심사를 갖고 일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 보람이 생긴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민족과 국가를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살아보니 나를 위해 살면 빈손이다. 가정과 직장을 위해 살면 행복하다. 민족과 국가를 위해 살면 남는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양보하고 욕심내지 않는 삶이 보람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애국심을 잃은 사람이 정치를 하면 안 된다"며 "법치국가를 넘어 질서가 사회를 지배하는 나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3·1운동의 역사적 의미


국민의식 구조에 큰 변화를 주었다. 이전에는 나와 내 가정이 중심이었다. 3·1운동을 겪은 뒤 크게 변화했는데 국가와 민족이 먼저가 됐다. 

나라가 성공하려면 두 가지 조건이 있다. 먼저 교육이다. 문맹자가 없어야 한다. 둘째 절대빈곤, 가난에서 벗어나야 한다.

3·1운동에서 깨달은 게 있다. 교육과 가난의 탈출이다. 3·1운동 이후 교육열기가 번졌다. 교회에서 초등학교를 지었다. 3년 지나니 사립중학교도 생겼다. 

우리 국민은 너무 게을렀다. 교육을 통해 경제가 올라왔다. 박정희 정권을 거쳐 1980년대 절대빈곤에서 벗어났다. 1982년 호주 호크 수상이 한국을 방문해 “저렇게 열심히 일하다니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전쟁을 딛고 일어선 나라는 독일과 일본 이스라엘 그리고 한국이다. 독일은 2차대전에서 깨졌다. 지금 유럽에서 제일 높이 섰다. 일본도 2차대전 때 비참했지만 일어섰다. 이스라엘은 중동서 제일 잘 산다. 한국은 6·25전쟁 때 깨졌지만 성장했고 성과를 거뒀다. 3·1운동에서 민족 국가가 하나가 된 결과다. 


♦앞으로 100년 어떻게 할 것인가


정치(공무원 포함해서)가 변해야 한다. 지도력이 달라져야 한다. 3·1운동과 6·25전쟁을 거치면서 우리가 성공한 것은 애국심 덕이다. 정권욕이 앞서면 이 사회가 못 올라간다. 이념투쟁은 어리석다. 

북한은 마지막 남은 공산국가다. 군대와 권력이 지배하는 북한은 후진국이다. 정상국가는 법치국가다. 법치국가는 군대가 뒤로 물러나고 정부가 법을 집행하는 나라다. 그 다음이 질서국가다. 질서가 사회를 지배하는 나라다. 온 국민이 주인 되는 나라다. 맘 놓고 사는 사회다. 캐나다 같은 사회다. 캐나다사람은 헌법이 있는지도 모른다. 질서가 움직이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영국은 여야가 나라를 위해 양보하고 표결한다. 

우리나라가 질서국가가 되는 데 얼마나 걸릴까. 30년이면 성공적이다. 길어도 50년이면 될 것이다. 그러면 선진국가다. 범죄가 없어 교도소에 흰 깃발이 걸리는 스위스 같은 나라가 돼야 한다. 

내 욕심만 채우면 질서사회가 안 된다. 100년 더 살아서 질서의 지배 받아봤으면 좋겠어요.(웃음)



♦교육에 대해


도덕 윤리 지배 사회가 되는 것은 종교인과 교육자 책임이다. 앞으로 100년이 성공하려면 교육이 성공해야 한다. 고등학교까지는 무상교육으로 하되 대학은 자율, 자유를 줘야 한다. 

정부 책임은 세 가지가 있다. 의무교육으로 문맹자 없애고 절대가난에서 벗어나게 하며 돈이 없어 병원 못 가는 일이 없도록 해줘야 한다. 이게 선진 국가다. 

미국 흑인들이 아이들을 고등학교로 보내는 이유가 안 보내면 감옥에 가기 때문이다. 

미국은 정부 업적보다 대학 업적이 더 많다. 대학은 절대자유다. 통제해선 안 된다. 노무현 정부 때 노 대통령의 정신적 지주가 있었다. 은퇴 후 강연에 가 봤는데 걱정되더라. “중고 교육은 평준화했는데 이제 국립대 평준화를 해야 한다”고 하더라. 깜짝 놀랐다. 어느 나라도 대학을 통제하는 나라는 없다. 우리는 너무 대학을 통제한다. 얼마 전 대학 강사법을 통과시킨 것이 통제를 말해준다. 대학에 자율성을 줘야 한다.


♦문화에 대해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에게 고마워해야 한다. 우리가 문화민족이 되는 것은 한글 덕이다. 네덜란드 스페인 포르투갈 과거에 모두 강국이었지만 모두 내려갔다. 언어도 같이 내려갔다. 문화를 살리려면 글이 있어야 한다. 스위스는 세계최고 문화국가이지만 불행히도 언어가 없다. 한글이 없었다면 남의 나라 글을 사용할 뻔 했다. 아시아에서 글이 있어 문화국가가 될 수 있는 나라는 중국 일본 한국이다. 

문화를 키우는 것은 인문학이다. 100년 앞을 보고 문화를 키워야 한다. 

인류가 문화적 혜택을 입는 나라는 다섯 나라다. 영국, 프랑스, 독일이 있다. 러시아가 문화강국이 될 뻔 했지만 공산주의가 되면서 인문학을 거부하면서 멀어졌다. 그 자리에 미국이 들어갔다. 또 일본이 있다. 

문화를 키우려면 독서를 해야 한다. 인류에 문화혜택을 준 나라들은 다 독서를 많이 하는 나라다. 우리는 이상하게도 교회서도 책을 읽지 않는다. 큰 교회만 지향하는 것은 성경을 읽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수) 이래서야 누가 교회에 가겠나. 



♦어떻게 나이 들것인가


60세가 되면 세 가지를 해야 한다. 

첫째 일을 하자. 놀아선 안 된다. 봉사활동이든 무슨 일이든 해야 한다. 둘째 공부하자. 셋째 나를 위해 살지 말고 민족과 국가를 위해 살자. 

인생의 노른자위가 언제인가. 누가 회갑을 맞았다고 하자 “철도 안 들었으면서 벌써 회갑이야?”라고 해 웃은 적이 있다. 95세 된 선배가 76세 된 후배인 나에게 몇 살이냐고 물어 본 뒤 “참 좋은 나이야”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76세도 좋은 나이인 것이다. 

90세가 돼 후회해선 안 된다. 책 읽고 지식을 쌓고 여행하고 사회적 관심사를 잊지 않고 콩나물에 물 주듯 자신을 키워라. 나라가 먼저다. 

살아보니 보람 있는 게 민족과 나라를 위해 사는 것이다. 나를 위해서만 살면 남는 게 없다. 

문화적으로 잘 사는 나라가 우리가 갈 길이다. 3·1운동 100년의 정신에서 아시아서 일본 못 지  않는 나라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게 나의 희망이다. 

좋은 일하고 모범이 돼 감사하다는 인사 받는 게 나의 행복이다. 그 마음이 쌓여야 대한민국이 되는 것이다. 우리도 세계문화권에 올라가 인류에게 혜택을 주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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