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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간 재벌회장들 초미세먼지 속 문 대통령과 25분간 산책
  • 기사등록 2019-01-15 18:39:26
  • 기사수정 2019-01-15 18:5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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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15일 ‘2019 기업인과의 대화’ 행사가 끝난 후 기업인들과 청와대 영빈관에서부터 본관-불로문-소정원을 거쳐 녹지원까지 25분가량 경내 산책을 했다. 각각 커피가 든 보온병을 손에 들었다.

이날 종로구 일대의 대기 상태가 좋지 않았다. 문 대통령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한국환경공단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이 날 서울의 초미세먼지(PM2.5) 일평균 농도는 오후 4시 기준 ㎥당 115㎍(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을 기록했다. ‘매우 나쁨(76㎍/㎥ 이상)’ 기준의 1.5배 수준이다. 

문 대통령은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방준혁 넷마블 의장 등과 함께 산책을 하며 대화를 나눴다.(사진;청와대 제공)



이날 산책 도중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은 "삼성, LG는 미세먼지연구소가 있다"고 운을 땠고, 이재용 부회장은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 때문에 연구소를 세웠다"며 "미세먼지연구소는 LG가 먼저 시작하지 않았나"라고 구광모 회장에게 공을 넘기는 모습도 보였다. 구 회장은 이에 "그렇다. 공기청정기 등을 연구하느라 만들었다"고 답했다. 

산책 중 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회장이 반도체 경기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번 인도 공장에 와 주셨지만 저희 공장이나 연구소에 한번 와 달라”고 요청하자 문 대통령은 “얼마든지 가겠다. 삼성이 대규모 투자를 해서 공장을 짓는다거나 연구소를 만든다면 언제든지 간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이 부회장에게 “요즘 반도체 경기가 안 좋다는데 어떤가?”라고 물었다. 이에 이 부회장은 “좋지는 않습니다만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오는 것”이라고 답을 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반도체 경기와 관련 “반도체 시장 자체가 안 좋은 게 아니라 가격이 내려가서 생기는 현상으로 보시면 된다. 반도체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 가격이 좋았던 시절이 이제 조정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반도체 비메모리 쪽으로 진출은 어떤가?”라고 물었고 이 부회장은 “결국 집중과 선택의 문제다. 기업이 성장을 하려면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고 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문 대통령에게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느냐?”고 묻자 문 대통령은 “못하는 것이다. 그냥 포기한 것”이라며 웃었다. 

서 회장은 또 “헬스케어 산업이 가장 큰 산업이다. 일본은 1년 예산의 30%를 이 분야에 쓴다. 외국 기업이 한국과 같이 일을 하려고 하는 것은 일하는 스타일 때문”이라며 “대통령께서 주 52시간 정책을 해도 우리 연구원들은 짐을 싸들고 집에 가서 일한다. 그리고 양심고백을 안 한다”고 주 52시간 근로시간제 연구업 종사자들에게 맞지 않음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이어 서 회장은 “세계 바이오시장이 1,500조다. 이 가운데 한국이 10조 정도밖에 못한다. 저희 삼성 등이 같이하면 몇 백 조는 가져올 수 있다. 외국 기업들은 한국을 바이오산업의 전진기지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수한 인재가 모두 의대, 약대로 몰려가는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는데, 이제는 바이오 의약산업 분야의 훌륭한 자원이 될 수 있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는 “요즘 현대그룹은 희망 고문을 받고 있죠. 뭔가 열릴 듯 열릴 듯 하면서 열리지 않고 있는, 하지만 결국은 잘될 것”이라고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산책을 마친 후 녹지원에서 동반했던 기업인들과 악수를 나누며 인사 후 여민1관으로 이동했다. 특히 현정은 회장에게 악수하며 “속도를 내겠다”라고 의미 있는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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