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19-01-11 13:31:40
  • 수정 2019-01-17 13:59:20
기사수정

 

김용우 육군참모총장과 청와대 5급 행정관이 카페에서 만나 군 장성 인사 관련 대화를 주고받은 것을 두고 고려무신의 난이 회자되고 있다. 

바른미래당 이준석 최고위원은 11일 MBC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 나와 최근 정치권을 시끄럽게 만들고 있는 육군참모총장과 행정관 만남을 "장군의 수염을 촛불로 태운 것"며 군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려시대 때 문신들이 항상 무신을 무시하다가 김부식의 아들 김돈중이 연회를 하고 있는데 정중부 장군 수염을 촛불로 태운 역사가 있다"며 "하필이면 촛불혁명으로 나온 정부가 이런 식으로 촛불로 장군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게(했다)"라고 비판했다.

김용우 육참총장이 고려 시대 정중부 장군처럼 모욕을 당했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는 핀트가 틀렸다. 

김용우 육참총장은 수모를 당한 게 아니라 ‘자청’했다. 군 최고지휘관 답지 않게 새파란 청와대 행정관을 공적인 자리가 아니라 사적인 카페에서 만나 군 인사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청와대 위세에 눌린 것인지 몰라도 어쨌든 자발적 행동이다. 

고려무신의 난이 발생할 때처럼 일방적으로 모독을 당한 게 아니라 34세 행정관의 무례한 행동에 호응하고 박자를 맞췄다. 

따라서 무신의 난이나 고려 장군 정중부 등에 비유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이준석 위원의 “장군의 수염을 촛불로 태운 것”이라는 표현은 "“장군이 수염을 행정관의 담뱃불에 스스로 지졌다”라고 해야 맞을 것 같다. 


정중부는 16년 전 노무현 정부 시절 때 지금과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등장한 적이 있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3년 남재준 육군참모총장이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며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참여정부의 군문민화 정책에 대해 "이런 식으로 하면 군인들은 다 굶어죽으란 얘기냐. '정중부의 난'이 왜 일어났는지 아는가. 무인들을 무시하고 문인을 우대한 결과 아닌가. 민간인이 군을 통치하게 하자는 것인가"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 총장은 강직성을 인정받아 박근혜 정부 때 국정원장에 임명됐다. 현재 검찰에 적폐세력으로 몰려 특활비 상납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10여년의 시차를 뛰어 넘어 만약 청와대 정 모 행정관이 김용우 육참총장이 아니라 남재준 육참총장에게 "카페에서 만나 군 인사에 대해 설명을 듣고 싶다"고 했다면 남 총장은 어떻게 했을까 궁금해진다. 친절하게 만나 주었을까, 아니면 경을 쳤을까? 


♦정중부의 난


정중부 장군은 고려 의종 때인 1170년에 정변을 일으켜 권력을 차지했다. 이후 100여 년간 무신정권이 고려를 통치했다. 삼국사기를 지은 김부식의 아들 김돈중은 의종 앞에서 아버지의 권세를 믿고 정중부의 수염을 거슬리는 등 모욕을 주었다. 군인들은 반란에 성공한 뒤 김중돈을 찾아 거열형으로 복수했다. 김부식은 부관참시했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issuegate.com/news/view.php?idx=3481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