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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명이 위협받는 순간에도 주위를 살펴봐 줘서 고마워요. 덕분에 우리가 살았어요. 우리 함께 살아보자는 뜻 잊지 않을게요."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슬픔과 아픔을 겪은 유가족이 고인에게 바치는 마지막 글에서 故임세원 교수의 삶과 유족의 품격을 엿볼 수 있다.

늘봄재활병원 문준 원장 작품

생명이 위험한 순간에도 주위를 살핀 故임세원 교수의 유가족이 고인을 추모하는 이들에게 감사의 글을 남겨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 보내온 글에서 유족은 “평소 임세원 의사에게 도움을 받았다는 어느 유가족 대표의 조문을 받는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아~ 우리도 유가족이 되었구나. 우리는 이렇게 어느 순간 무언가가 될 수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 했다.


유족은 “‘우리 함께 살아보자’는 고인의 뜻이 저희 유족과 직접 혹은 멀리서 고인을 애도하고 추모해주신 분들을 통해 드러나기를 바란다”고 했다. “평소 고인은 마음의 고통이 있는 모든 분이 사회적 편견이나 차별 없이, 누구나 쉽게, 정신적 치료와 사회적 지원을 받기를 원했다” 고 한 뒤 “고인의 죽음은 마음의 상처를 다루는 정신건강 의료진과 여러 의료진의 안전 확보의 이유가 될 것”이라며 정신과 의료진들의 안전한 진료 환경에 대한 대책을 당부했다. “나아가 위험이 있는 곳에서 일하는 모든 분들의 안전을 살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또한 “고인의 뜻을 기리고자 새해를 맞는 기쁨의 순간 바쁜 시간을 쪼개어 빈소를 직접 찾아주시거나 멀리서나마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전해주신 많은 분들이, 고인이 평소 하시던 말처럼 저희 유족에게 ‘힘들어도 오늘을 견디어 보자고, 우리 함께 살아보자고 말씀해주셨다”며 “이렇게 어느 순간 우리는 무언가가 되고, 무언가가 된 우리를 지켜주고자 또 다른 우리가 우리에게 찾아온다” 며 빈소를 찾거나 애도의 마음을 밝혀준 분들께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유족은 조의금을 강북삼성병원과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등에 모두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故임세원 교수는1996년 고려대 의대를 졸업한 뒤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의사 생활을 시작했다. 2006년에 강북삼성병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임 교수는 전공의 시절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던 환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고 자살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자살 징후 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했다. 이것이 한국형 표준 자살예방교육 프로그램인 '보고 듣고 말하기'다. 현재 보건복지부 정식 교재로 쓰이고 있다. 

임 교수는 평소 환자가 사회적 낙인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사회를 꿈꿨다. 임 교수가 진료한 환자들은 "늘 자상하고, 환자 편에서 생각하고 진료했던 교수님"이라고 그를 기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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