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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의 재정조작 내부고발이 일파만파다. 기재부와 청와대는 주워담기에 급급하다. 실체규명과는 거리가 멀다. 기재부는 입을 막기 위해 검찰고발로 으름장을 놓고 있다. 그럼에도 한 젊은이의 폭로는 이어질 전망이다. 기재부내에서 젊은 사무관들이 동요하고 있다고 한다. 사건을 연대기적으로 기록한 ‘비망록’이 존재한다는 얘기도 나돈다.

그의 폭로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은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조규홍 전 재정차관보(현 유럽부흥개발은행· EBRD 이사) 등이다. 두 사람은 고위직 출신으로서 당시 내용을 잘 아는 위치에 있었다. 



김 전 부총리는 2017년 조 당시 차관보한테서 적자성 국채 발행을 8조7000억원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보고받고 “정무감각이 없다”며 강한 질책을 쏟아냈다고 신 전 사무관이 주장했다.  

신 전 사무관은 조 차관보가 ‘공직 생활 중 제일 심하게 야단맞은 것 같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했다. 이후 조 차관보는 신 전 사무관과 담당 과장 등에 “핵심은 17년 국가채무비율을 덜 떨어뜨리는 겁니다”라고 카톡메시지를 보냈다. 신 전 사무관은 이 SNS 대화를 공개했다.

 1조원 규모의 국채매입(바이백)도 하루 전에 갑자기 취소했다. KT&G 사장교체에 기재부가 개입한 의혹도 제기됐다. 


김 전 부총리는 신 전 사무관이 3일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자 그제서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나도 34년 동안 공직생활을 하면서 부당한 외압에 굴복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정책은 조율과 검토를 거친다"는 식으로 두루뭉술 표현했다. 신 전 사무관이 공개한 내용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 더구나 김 부총리는 재임 기간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대립하면서 '시장 경제에 관한 정치적 의사결정의 위기'를 개탄했던 당사자다. 


두 사람은 할 것 다해본 고위공직자 출신이다. 특히 김동연 전 부총리는 명예와 권력 다 거머쥐었다.

반면 대선배들을 국민 앞에 호출한 신재민 전 사무관은 열매는커녕 꽃도 피우지 못했다. 어렵게 공부해 4년 만에 합격한 행정고시였다. 그래도 4년 만에 “양심의 가책 때문에” 꽃길을 접고 가시밭길로 나섰다.

30대 초반의 이 용기 있는 젊은이는 공직사회의 바람직한 시스템 정착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있다. 

신 전 사무관은 "이 나라 행정조직이 나아졌으면 하는 바람"과 "조금 더 합리적이고 나은 정부를 바라는 마음"으로, "저 말고 다른 공무원이 절망하고 똑같은 상황에 처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 의무감으로 온갖 조롱과 비난을 온몸으로 맞닥뜨리고 있다.


어린 후배가 이리 고군분투하고 있는데 대선배가 가만히 보고만 있어서야 그걸 선배라고 할 수 있겠는가. 


최소한 국가의 녹을 받은 사람으로서 국민 앞에서 실체를 밝히는 게 도리다. 정권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의혹 해소에 나서야 한다. “소나기만 피하자”라는 계산으로 이 초유의 사건을 회피할 것인가.

김 전 부총리 등은 세금 한 푼이라도 아껴야할 자리에 있으면서도 정치논리에 휩싸인 책임을 져야 한다. 

김동연의 행동에 따라 역사의 수레바퀴가 굴러가는 길이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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