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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2004년 이라크 김선일 사건의 비극 잊었나? - 리비아 국민 납치...“사람이 우선”이라면서 긴박함 없어
  • 기사등록 2018-08-03 08:00:34
  • 기사수정 2018-08-09 23: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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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기자의 세상만사〉(73) 시 짓는 청와대 대변인 ―


리비아 서부 자발 하사우나에서 무장단체에 납치된 우리 국민은 생사를 오르내리고 있다. 최근 공개된 동영상에서 그는 총 든 사람을 뒤에 두고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help me, president”를 절박하게 외쳤다. 조국인 대한민국을 향해 간절한 목소리로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납치된 우리 국민은 60대 초반의 물관리회사 부장으로 가족과 떨어져 리비아에서 장기체류했다. 그는 지난 6일 현지 물관리회사에 무단침입한 무장세력 10여명에게 납치됐다. 1일 납치사실이 공개됐으니 27일 간 우리 국민의 생명이 암흑 속에서 헤매고 있었다. 국민이 납치된 이후 외교부와 청와대가 얼마나 긴박하게 움직였는지 알려진 게 없다. 납치된 직후 강경화 외교장관은 대통령의 인도 순방에 따라가 삼성전자의 현지공장 준공식에서 테이프커팅을 했다. 그는 그 시간에 리비아에 가거나 우리 국민을 구하기 위해 필요한 지역에 가 있어야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임종석 비서실장은 납치 사실이 공개된 1일 휴가 중이었다. 국민이 납치돼 이국의 하늘 아래에서 생명의 위태로움이 발생한 사실이 공개되면 비상이 걸리는 게 당연하다. 그게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민주주의 정부다.
문 대통령은 “국가가 가진 모든 역량을 동원해 구출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휴가지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지시문을 발표하는 데 그쳤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대책회의 주재, 해적소탕이 전문인 아덴만의 청해부대 현지 급파 정도에 그쳤다. 적극적으로 국민 구하기에 나섰다기보다 그저 조용한 뒷북치기 절차를 진행하는 모습이다. “사람이 우선이다”는 구호를 가진 문재인정부가 이래도 되는가.


▲ 리비아매체 218뉴스 페이스북 캡쳐.왼쪽 두번 째 물 마시는 사람이 우리 국민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논평을 냈는데 연극대사나 시 같은 표현을 써 설상가상의 논란을 일으켰다.
김 대변인은 2일 피랍사실을 알리며 “무장 단체에 대한 정보라며 사막의 침묵에도 귀를 기울이고 있다”“그가 타 들어가는 목마름을 몇 모금의 물로 축이는 모습을 봤다” “아직은 그의 갈증을 국민여러분의 갈증을 채워주지 못하고 있다” “얼굴색은 거칠었고 목소리는 갈라졌지만 다친 곳은 없어 보여 참으로 다행” “사막 한 가운데 덩그러니 내던져진 지아비와 아버지를 보고 있을 가족들에게 무슨 위로의 말을 전해야 할지 난감하기만 하다”고 했다. 화려한 미사여구로 가득 찬 논평이다.
청와대의 무심함과 대변인의 시 같은 논평은 “국민 생명이 위태로운데 무슨 감성놀이 하는가”라는 비판을 자초했다. 국민은 최저임금제로 일자리를 잃고 생존의 문제에 부닥치고 있는데 탁현민 선임행정관이 “쉴 자유를 달라”고 하자 임종석 비서실장이 “첫눈이 올 때까지 일해 달라”고 문답한 게 얼마 전이다.
청와대는 2004년 노무현 정부 시절 이라크에서 납치돼 참수된 김선일씨의 비극을 잊지 말라. 3년 후 2007년 23명이 납치돼 2명이 살해된 '샘물교회 피랍사건'도 상기해야 한다. 기민한 대응이 필요하다.

대변인의 감성적 논평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국민을 구하겠다는 간절함 마음을 표현 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청와대에서 뭔가 나사가 빠져 헛도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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