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목사 행사서 간증...“제주지사 시절 한라산 산신제 거부”  

제주지사 시절 한라산에 오른 원희룡 국토부장관.  

총선 출마를 선언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4일 전광훈 목사 중심의 보수 기독교 집회에 참석, “제사장 나라로 빛을 발할 때” 등 발언을 해 종교편향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노컷뉴스’에 따르면, 원희룡 장관은 4일 저녁 경북 경주의 한 호텔에서 열린 '경북·대구 장로총연합 지도자대회'에 참석해 40분간 신앙 간증을 했다. 

'장로연합'이라는 이름을 내세웠지만 이날 집회 대부분이 전 목사 발언으로 채워졌다.

전광훈 목사는 원 장관 간증에 대해 “와따 원희룡 간증 잘하네. 웬만해서는 내 마음에 안 들거든. 아주 쏙 빠지게 하네”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간증에서 원 장관은 본인이 평양에서 출발해 제주로 건너온 개척교회 소속 장로의 차남이고 형이 목사라는 점을 강조하며, 제주지사 시절 한라산 산신제를 직접 지내길 거부했던 사례를 일제 시절 신사참배 거부운동에 빗대기도 했다.

그는 “저는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고 했던 것처럼 공산화를 막고 자유 대한민국, 잘 사는 대한민국을 만들었던 게 두 번째 점프였다”면서“세 번째 점프는 공산주의와 이념에 의한 인간의 지배, 그리고 인간의 우상, 이걸 꿈꾸는 북한과 주변에 이런 기운을 우리가 믿음, 헌신, 희생으로 이겨내고 자유, 복음, 통일을 이룰 뿐 아니라 국민통합을 이뤄내고 전 세계에서 가장 앞장서는 '제사장 나라'로서 빛을 발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앞으로 다가오는 국가의 운명이 걸린 일에서 제가 해야 할 일을 하겠다”며 “뭐냐 하면, 딱 한 사람을 붙들어야 한다. 우리 대한민국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는 걸림돌을 붙잡고 제가 헌신하고 희생하겠다”고 말한 뒤 자리를 떠났다.

학생시절 원희룡. 페이스북 

원 장관의 발언에서 '제사장 나라'란 표현이 논란이 되고 있다. ‘제사장 나라’라는 표현은 다종교 국가인 우리나라에서 정치인이 사용해선 안 되는 금기어다.

개신교 국가를 의미하는 발언으로 해석가능해, 정치인으로서 기독교편향적이라는 비난을 자초했다.

과거 국민의힘 정치지도자들 중 기독교 편향적 언행으로 불교계 반발을 사는 등 논란이 이어졌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기독교 편향 발언을 했다가 불교계 반발을 산 적이 있다.

그는 2004년 5월 서울시장 시절, 기독교 행사에 참석해 서울특별시장 명의로“수도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한다”는 내용의 봉헌사를 낭독해 구설수에 휘말렸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지난 2019년5월 부처님오신날 행사에서 합장을 하지 않아 불교계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았다. 

 원 장관이 첫 행보부터 신중치 못한 처신으로 구설수를 자초한 양상이다.

원희룡 "전광훈 목사 만나지도 않았다" "전 목사 통합대상 아니다" 

원 장관은 발언 논란이 일자 5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철우 경상북도 지사 측에서, 경북 지역의 각 지역 장로연합회에서 모이는데 간증을 좀 해달라고 그랬다"라며 "제가 기독교인이지 않은가? 그래서 제가 신앙 간증을 하러 다녀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거기에 누가 어떤 내용으로 하는지는 자세히 잘 모르고 갔다"라면 "(전 목사를) 만나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수 통합대상에 전 목사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전혀 아니다”고 잘라말하고 “중도통합이 목표”라고 했다. 

극우 성향의 전 목사는 국민의힘의 기피 대상 1호다. 

앞서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최고위원 선출 직후 전광훈 목사 집회에 참석했다가 당원권 정지 중징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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